지문처럼 배꼽무늬도 사람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고 한다. 배꼽무늬는 아버지를 닮는다는 속전이 있어 옛 관가에 친자확인의 송사가 들어오면 원님은 아버지와 아들의 배꼽무늬를 견주어 판결을 내리곤 했던 것이다. 정말 배꼽무늬가 아버지를 닮았다면 법의학이 설 땅이 없어지고, 친자를 확인 못 함으로써 일어나는 갈등을 주제로 한 호머의 나 스트린드베리의 같은 작품도 싱겁게 되고 말것이다.
배꼽무늬는 모태와 연결된 탯줄속의 두 동맥과 한 정맥의 절단면으로 삼륜상이며, 아버지를 닮는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다고 한다. 다만 그 삼륜의 감돎새가 그 사람의 운명을 가늠하는 배꼽상이 발달했다.
삼륜이 외로 돌면 아들을 잘 낳고, 우로 돌면 딸만을 낳을 상이며, 갈고리상의 여자면 그 남편은 공처가가 아니 될 수 없다고 예언받았다.
살구씨가 들어갈 만큼 크고 깊으면 남자일 때 크게 이름을 떨치고, 여자일 때 아들을 많이 낳는다. 특히 배꼽 주위에 털이 나 있으면 훌륭한 아들을 낳는다. 배꼽구멍이 상향하고 있으면 부귀하고 하향하고 있으면 빈천하다던가........ .
예살 세자비를 간택할 때면 의녀를 보내어 규수의 배꼽상을 보았으며, 명문가에서 며느리를 고를 때도 매파가 규수를 토방 속에 데리고 가 아랫배를 들추어봤던 것이다.
그래서 배꼽이 작고 얕은 규수는 아들딸 많이 낳을 배꼽상으로 만들기 위해 배꼽에 화상을 입히는 불뜸질을 했던 것이다. 전통적 배꼽 성형수술이랄 것이다. 개화기 때 처음으로 양의원을 차린 미국인 알렌 박사는 아들을 못 낳는 한국 부인들이 아들을 낳기 위해 배꼽에 불을 피우는 비정의 습속이 있으며, 그 때문에 화상을 입고 병원을 찾아온 환자가 많았다는 것을 회고록에 적고 있다.
연전부터 미국과 일본 여인들 사이에 유행했던 배꼽 성형수술이 근간에는 유럽까지 비화, 프랑스에서는 눈이나 코 성형수술만큼 일반화되어 있다고 외신이 전한다. 하트형으로 성형하는데 우리 돈 50만원이 든다던가...... .
배꼽의 미학을 위해서뿐 아니라 관능적인 기능도 그로써 증진시킨다는데, 우리 옛 선조들의 배꼽뜸질도 전혀 미신적인 것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.